척골신경포착증후군 새끼손가락이 저려요

척골신경포착증후군

제가 새끼손가락이 많이 저려요. 그런데 저린 것이 문제가 아니라

손가락에 힘이 없어서 조그만 물건을 제대로 집을 수가 없어요” ​

(척골신경증후군에 이환된 좌측 손, 치료를 받으러 오셨던 첫날)

(이에 반해 반대쪽 우측 손은 정상적 지간근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 삼척에서부터 달려오신 환자분이 내민 손은 처참했습니다.

엄지와 검지 사이의 “지간근(손가락 사이의 근육)”이 상당히 위축되어

앙상한 형태를 띠고 있었고, 이로 인해 손의 움직임에 제한이 생겨있는 상태였습니다.

새끼손가락 저림으로 시작되는 척골신경증후군.

사실은 참 무서운 질환입니다.

그리고, 저렇게 한번 지간근의 위축이 오게 되면 점점 더 지간근의 위축이 심해지면서

영영 손의 움직임을 다시 되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척골신경증후군이 뭔가요?

아마 이런 생소한 질환명을 검색하시는 분이라면 지금 현재 새끼손가락의 저림을 겪고 계시거나, 어쩌면 위의 사진처럼 지간근의 위축 일부가 진행되신 분일지 모르겠습니다. ​

우리 팔에는 두 개의 뼈가 있습니다. 그중 새끼손가락에 가까운 뼈, 바로 척골입니다.

그리고 그 척골을 따라 주행하는 하나의 신경 바로 척골신경입니다.

이 신경이 하는 일은 손가락 4지의 절반, 그리고 5지인 새끼손가락의 감각을 주관합니다.

즉, 이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4번째 약지와 5번째 새끼손가락이 저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역할 보다 더 큰 역할이 있는데 그건 바로 손가락 사이사이의 근육들,

지간근의 운동을 지배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손의 미세한 움직임들은 바로 우리 손가락 사이사이의 근육인 지간근의 움직임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이 근육이 제대로 못 움직여 주면, 미세한 동작에 문제가 생깁니다.

바닥에 떨어진 얇은 물체를 줍는 것도, 젓가락질을 하는 것도,

콩이나 대추 같은 작은 물체를 집는 것도….

그리고 심지어는 세수할 때 손가락을 모아서 손에 물을 받는 것도.

바로 이 신경이 제대로 움직여 줄 때 가능합니다.

척골신경증후군 왜?

그럼 이 신경에 도대체 왜 문제가 생기는 걸까요?

위에 삼척에서 찾아오신 환자분은 목에 디스크 시술 이후

갑작스럽게 손의 위축이 시작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고주파 시술 이후 말이죠.

일반적인 경우는 아닙니다.

대부분의 분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 신경을 고속 도로라고 가정해 볼게요.

척골신경은 목뼈 8번과 등뼈 1번에서 출발한 신경입니다.

출발 지점인 목뼈 8, 등뼈 1에서 시작해서 어깨, 팔꿈치 내측, 손목 내측을 거쳐

새끼손가락 끝까지 가서 주행을 마칩니다.

이 신경을 고속도로라 생각하면 목뼈에서부터 새끼손가락까지

군데군데 지체 정체 구간들이 있을 겁니다.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용인 즈음 가면 한번 막히고,

둔내 터널 즈음 가면 한번 막히잖아요.

해부학적으로 좀 좁은 구조물들을 통과할 때면 그렇게 신경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져서

간혹 신경이 짓눌리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guyon’s canal ?

cubital tunnel ?

이 척골신경이 주로 압박되는 곳이 있는데

이는 마치 위에 언급한 용인 즈음, 둔내 터널 즈음과 같은

해부학적으로 좁아지는 구조물들입니다.

그게 바로 팔꿈치 내측에서 신경이 눌리게 되면 cubital tunnel syndrome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고, 손목 내측에서 눌리면 guyon’s canal syndrome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는 것이죠.

진단

그럼 기욘캐널인지 큐비탈터널인지 도대체 어디에서 정체가 돼서 이렇게 강릉에 도착을 못하고 있는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보통은 신경전도 검사를 해보거나, MRI 촬영 등을 통해 확인해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렇게 거의 정체를 일어키는 곳에서 주요하게 정체를 일으키기는 하지만, 때로는 정말 엉뚱한 제3의 포인트에서 신경의 포착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MRI 등의 영상진단에서는 신경의 포착은 명확히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 주요한 진단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환자의 호소 양상에 대한 자세한 청취가 중요합니다.

기욘캐널에서의 포착과 큐비탈 터널에서의 포착 양상이 증상으로 드러날 때

좀 다른 형태로 드러나거든요.

그리고 이들 둘 이외에 광배나 다열근의 포착이 또한 좀 다른 양상을 나타내거든요.

또한 해당 포착 부위를 촘촘히 촉진 압진해보고

유의미한 통증을 나타내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환자를 직접적으로 동작시켜보고,

환자의 몸 자체에서 꼼꼼히 정보를 얻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치료

지정체가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당 부위에 신경을 압박하는 요소들을 개선해 주면 됩니다.

개선 말고, 삭제는 어떨까요?

네. 그래서 예전에는 이런 척골신경포착증후군에 새끼손가락이 저리면

팔꿈치 내측 큐비탈 터널 부위를 절개하는 수술을 많이 했던 겁니다.

그것으로 새삶을 살고 계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절개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개선이 없었던 분들도 많죠.

이유는 척골신경의 압박이 큐비탈 터널에서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고 또한 심지어 단 한 곳에서의 포착이 아니라

두어 곳의 포착이 함께 복합되어 있는 경우들도 많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꼼꼼한 문진과 압진이 필요한 것이죠.

압박되어 손상된 신경을 재생시키고, 압박된 부위를 개선하는 골근약침을 통해

척골신경의 원활한 신호만 찾아준다면 나머지 재생의 일들은 내 몸이 할 일입니다.

지난 12월 치료 이후 두 달 만에 경과를 보러 삼척에서 오늘(24.2.19일)

다시 환자분이 오셨습니다. ​

감사히도 좌측 손의 지간근 위축은 모두 다시 원상복구되었고,

손의 움직임도 70% 이상 회복된 상태가 되었습니다.

척골신경이 제대로 신호를 내리고 있고, 지간근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죠.

처음에 내원하셨을때 식당 일을 하시는데 물체를 잡아서 도마 위에서 칼질을 해야 하는데

그게 안돼서 죽겠다고 힘들어하셨었던 기억이 납니다.

현재는 직업 활동에 전혀 문제가 없어지셨고, 아주 작은 물체를 집는 데도 문제가 없습니다.

저런 신경의 손상을 치료하는 데에 진통제나 수술의 방법이 꼭 필요할까요?

그저 신경의 손상을 재생시키고, 신경의 압박을 해소하는 치료만으로

다시 재생된 손의 근육들을 보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척골신경포착증후군으로 고통받고 있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오늘도 새끼손가락이 저려요. 손의 움직임이 둔해졌어요. 젓가락질이 잘 안돼요.

손을 붙이면 자꾸 새끼손가락이 벌어져요…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계실 겁니다.

내 몸의 재생력은 생각보다 엄청납니다.

치료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통증이나 증상을 억누르거나 새로운 길을 내주는 것보다.

내 몸의 재생력이 극대화 되도록 도와주는 것.

때로는 그것이 더 강한 힘을 냅니다.

(이외의 다양한 치료 사례들은 하우림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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