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선근교수(척추의 신) 님은 너무 유명하시죠.
저와 치료 방법에 대해서는 다른 점이 많지만,
그 치료 견해와 방향성에 대해서는 격하게 동의하는 분이 바로 정선근 교수님입니다.
디스크라고 하면 당연히 수술만이 답인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70년대 이야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로 인해 디스크를 절제하고 척추를 고정했죠.
그랬더니 이후 2년 이내에 고정한 분절의 척추 위나 아래를 다시 수술해야 하는
비율이 50%에 육박했다는 보고도 있죠.
한방에서는 디스크에 있어서, 인체의 복원 능력, 재생능력을 최대화해서 보존해야 한다는
관점이 이미 당연한 것이었지만.
아마도 요즘처럼 디스크는 절개나 절제에 앞서 보존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해지기 까지는 정선근 교수님 같은 분들의 말씀들이
큰 영향을 미쳤지 않을까 싶습니다.
척추 위생에 관해 늘 강조하시고, 인체의 자연 치유력과 그런 힘을 끌어올리기 위한
생활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시죠.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얼마 전 제 유튜브 채널에서 교수님도 강조하시는 허리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신전 운동
1956년 뉴질랜드의 물리치료사였던 로빈 매켄지에게
스미스라는 중년 남성이 치료를 받으러 왔습니다.
꽤 오랜 기간 동안 허리 엉치 통증과 다리 저림으로 고생을 하던 분이었죠.
매켄지는 이미 3주 전부터 스미스를 치료하기 시작했지만,
증상의 호전이 별로 없던 상태였습니다.
다른 환자를 보느라 바빴던 매켄지는 스미스 씨에게
“옆방 치료 테이블에 잠시 엎드려 있어주시겠습니까” 하고 부탁을 했습니다.
누워 있으라고 하지 않고 엎드려 있으라고 했던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스미스 씨는 눕기만 하면 증상이 심해져서 꼼짝 달싹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나마 좀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엎드린 자세로 잠시 있어 달라고 부탁을 한 겁니다.
그런데 몇 분 뒤 먼저 온 분의 조치를 마치고 옆방으로 건너간 스미스는 깜짝 놀랍니다.
“오 마이 갓~ ” 치료 테이블이 세워져 있었던 것을 생각지 못했거든요.
환자는 허리가 뒤로 휘어진 채로 몇 분을 엎드려 있었던 셈입니다.
매켄지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 스… 스미스 씨….. 호.. 혹시 …
괜.. 찮.. 으.. 세요? “
사실 1956년 당시에는 허리를 이렇게 뒤로 신전 시키는 자세 자체가
요통을 증가시키고 척추 자체에 극도로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팽배했거든요.
그런데 자신의 실수로 이렇게 활처럼 젖혀진 채로 몇 분이나 심각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메켄지도 식은땀이 났을 겁니다.
그런데 맙소사.
” 와우.. 허리가 정말 편해요.
다리 저림도 덜하고요. “
스미스 씨의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젖혔더니 증상이 감소되었다고 이야기를 하니 말이죠.
“매켄지 신전 운동”이 탄생한 일화입니다.
척추 형태
매켄지 신전운동이 유효한 이유는 우리 척추의 형태 때문입니다.
뒤로 오목한 영어 C 자 형태의 허리뼈 때문이죠.
전면으로 굴곡 시 허리 뒷면의 디스크에 좀 더 큰 압력이 걸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허리 디스크로 뒷면 섬유륜에 손상이 가 있는 상태라면,
굴곡 운동보다는 신전 운동을 통해 섬유륜 후면에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것이
핵심 개념입니다.
정선근 교수님이 척추 위생이라는 개념에서 늘 척추 신전(뒤로 젖히기)를 중요하게
언급하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금기 사항
그럼 신전 시 악화되는 경우는 혹시 없을까요?
디스크의 경우에는 전반적으로 신전이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때문에 제가 요통의 대표적 운동으로 이 신전운동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몇몇 요통에서는 사실 신전이 증상을 더 심화시키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파셋조인트 신드롬.
후관절 증후군입니다.
허리 뼈는 다섯 개입니다.
각각의 뼈는 “후관절”이라고 하는 관절면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빨간 동그라미 안의 부분이죠.
이후 관절면이 좁아지는 질환이 후관절증후군입니다.
후관절 증후군의 대표적 유발 증상이 허리를 뒤로 젖히는 신전입니다.
뒤로 젖히면 관절면이 안 그래도 좁은데 자극을 주면서 닿기 때문에
허리의 특정 부위가 콱 아프게 되죠.
이때 허리를 젖히는 운동을 반복하는 것은 상처가 난 생채기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격입니다.
후관절 증후군에 의한 허리 통증의 특징은 이렇습니다.
1. 허리를 숙이는 건 괜찮지만 뒤로 젖힐 때 딱 손으로 집히는 특정 부위가 콱 아프다.
2. 자고 일어나면 유독 허리 한곳이 많이 아프고 조금 움직이고 나면 괜찮다.
3. 허리가 길게 아프지 않고 딱 척추뼈 센터 중심 한곳만 좁게 아프다
이 경우는 오늘 알려드릴 신전 운동은 금물입니다.
또한 허리를 뒤로 젖히면 다리 저림이 찌릿 심하게 오는 경우도
이 운동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모든 운동이 다 만능은 아닙니다.
해서 더 아픈 운동은 운동이 틀린 것이 아니고,
대부분 지금 내 몸의 상태에는 그 운동이 안 맞는 것일 수 있습니다.
서울대 정선근교수(척추의신) 님이 주요하게 강조하시는 부분은
바로 뒤로 젖히는 신전하는 허리운동입니다.
디스크성 허리 통증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신전 운동을 했더니 증상이 더 심해지더라 하는
후관절 증후군이나, 다리 저림 증상은 주의해야 하는 운동이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다 맞는 운동은 없습니다.
대다수에게 맞는 운동이 있을 뿐이며, 이 마저도 개개인의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해봤더니 통증이 조금 더 유발되더라 하면 일단 멈추는 것이 맞습니다.
요통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지속적 관리는 더 중요합니다.